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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사람 잡는 농촌의 전기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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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살짝 주춤했던 어제 짠이 외할아버지 묘소에 다녀왔습니다. 비가 많이 와서 걱정을 했지만, 다행스럽게 푸른 하늘이 펼쳐진 너무나 좋은 날씨더군요. 덥지도 않아 산 중턱에 있는 묘소까지 어렵지 않게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올라가다보니 밭마다 세워져 있는 전기울타리가 정말 많더군요. 지난번 뉴스에 고추밭에서 고추를 따던 행인이 감전되어 남녀가 함께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는 것을 본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보기에도 섬뜩하죠. 감전주의.. 전기가 흐리고 있다.. ㅜ.ㅜ 그런데 문득 신기한 장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지난번 사고가 나서 뉴스에 나온 밭은 주변에 있던 전신주에서 전기를 가져왔다고 했는데 산 중턱에는 전신주가 있을리 만무하겠죠. 우리 가족도 길을 막고 쳐놓은 전기울타리의 전원 스위치를 찾던 중 주변을 살펴보니 작은 태양열 집열판이 보였습니다. 신기하더군요. 최근 농촌마다 어렵게 지은 농사의 결실을 계체 수가 급격히 늘어난 멧돼지에게 빼앗기고 있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하는데..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지나는 사람에 대한 배려였습니다. 특히 낮에는 켜놓으면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그대로 전기가 흐르는 곳도 있었고, 동네로 못 내려오게 하려는 의도는 이해하나 길을 가로막아 쳐놓는 것은 좀 위험하게 느껴지더군요. 아직 모두 전기울타리는 낯설어 하는 것 같더군요. 기계의 편리함에 앞서 사람에 대한 배려가 먼저 걱정되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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