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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마시고

맛집 소개 딜레마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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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에는 유독 맛집 이야기가 많은 편이죠. 온통 먹는 이야기 밖에는 없냐고 여러모로 구박을 받기도 하지만 먹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먹은 경험을 우선적으로 올리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나의 음식점 탐방에 대해 조금 회의적인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소개해온 음식점 이야기 전체를 돌아보게 만드는 일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날 찾아간 집은 잠실 석촌호수 주변에 있던 <군산오징어>라는 매콤한 오징어가 맛난 집이었습니다. 나름 오징어 요리로는 내공이 있는 곳이고 지금까지 수차례 가면서 단 한번도 실망해본 적이 없이 그 맛이 일정했기에 과감히 다른 이들에게도 맛집으로 추천할만한 집이라고 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간혹 사무실로 손님이 오는 경우 과하지 않게 식사 대접할만한 곳으로 애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집에서 사단이 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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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중독성이 있어 자주가는 집

늘 먹던데로 오징어 불고기와 오징어 튀김을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오징어 불고기부터 조금 문제가 발생하더군요. 양념 맛이 예전과 조금 다르다는 동행한 친구의 코멘트. 실제로 제가 먹어도 그리 맵지 않고 약간 밍밍한 맛이 나더군요. 하지만, 이 집 오징어 불고기가 그래도 워낙 다른 양념이 강하다보니 그 맛 덕분에 그런데로 먹을만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오징어튀김에서 나왔습니다. 누가봐도 에전의 그 맛이 아니었습니다. 튀김은 너무 바싹 익혀 버렸고 기름도 냄새가 날 정도로 좋지 않더군요. 함께 있던 4명 모두의 입에서 맛이 왜이래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였습니다.  


가위로 오징어 튀김을 자르던 친구는 자르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고 하더군요. 결국 완전히 다른 음식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우리가 칭찬하고 아끼던 그 음식은 어디가고 이상한 음식이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을 보니 영 기분이 찜찜하더군요. 만약 이것이 다른 식당도 마찬가지라면, 이렇게 음식의 편차가 심하다면 문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순간부터 어쩌면 음식점을 평가하고 소개하는 것은 찰라의 경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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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문제가 되었던 오징어 튀김, 이 사진은 예전의 맛나던 오징어 튀김.

날에 따라 들쭉날쭉한 맛을 낸다면 그것은 음식점의 기본을 못지키는 것 아닌가.. 결국 제대로된 음식점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더군요. 제가 아는 한 블로거는 3번 이상 가야 맛집 소개를 한다고 하기에 예전에는 첫 맛에도 바로 맛집을 알아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3번도 부족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맛집에 대한 평가의 기준을 바꿔야할 때가 온 것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맛집.. 그냥 내가 먹은 음식이 아닌 맛집 소개라면 그 만큼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겠다는 생각…. 그동안 조금은 경솔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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