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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자전거를 타며 만나는 사람들(1) 김현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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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는 가장 사람다운 기계입니다. 인류가 만든 10대 발명품 중 하나이며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 중 첫 손가락에 꼽히는 물건입니다. 온전히 사람을 위한, 사람에 의한 기계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자동차를 버리고 자전거를 선택하는 순간 우리 삶에는 예전에 미처 느끼지 못했던 자연의 신비가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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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 곳곳에는 자전거 도로가 속속 늘어나고 있다.)

자전거를 사랑하게 되면 자동차로 다닐 때와는 달리 작은 들꽃들도 눈에 들어오고 그 꽃과 함께 호흡할 기회가 생기죠. 뺨을 타고 지나가는 바람도 자동차에서 느끼는 쏜살같은 바람과 사뭇 다르고, 피부를 타게 하는 햇볕조차도 고맙게 느껴집니다. 이런 느낌은 자전거 애호가들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일 겁니다.

그래서인지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탈 수 있는 게 자전거라고는 해도 자전거를 이용한 출퇴근은 사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저도 자출족(자전거 출퇴근족)이 된 지 벌써 3년이 지났고 나름대로 자전거 애호가라고 생각하지만, 지난 겨울동안 내버려뒀던 자전거를 다시 꺼내 먼 길을 출퇴근할 생각을 하니 솔직히 엄두가 잘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풀코스 출퇴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몸만들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만, 뭔가 좀 색다른 걸 겸해야 동기부여도 되고 자출족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자전거를 타면서 만난 사람들, 서울 시내의 자전거 출퇴근 코스들 등을 조금씩 시간날 때마다 정리해 볼까 합니다. 몸도 만들고, 일도 하고, 블로그에 콘텐츠도 쌓이고, 일거삼득 아닙니까?^^ 여기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댓글이나 방명록을 통해 연락주시면 자세히 안내를 해드리겠습니다. (좋은 정보를 주시는 경우에는 소박한 사례도 드립니다. ^^)

은평에서 여의도까지 LG전자 김현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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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로에서 우연히 만난 김현식님. 알고 보니 당당한 자출족)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은평에서 여의도 LG전자까지 자전거로 건강한 출퇴근을 실천하고 계신 김현식님을 소개할까 합니다. 여의도 트윈타워 일명 쌍둥이 빌딩이 김현식님이 근무하는 곳입니다. 풍족한 체격답지 않게 청소기 상품기획을 하고 계신다는 김현식님에게 자전거 출퇴근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또 그의 자전거 출퇴근은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들어보았습니다.

사실 이 분을 처음 봤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비즈니스 정장차림으로 아무런 안전장비 없이 달리던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에는 출퇴근 자전거 물결 속에서 양복만 입은 사람들을 자주 볼 수는 있지만 한강변에서는 그런 사람들보다는 잘 차려입고 울긋불긋 안전장비를 갖춘 자출족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런지 김현식님이 눈에 쏙 하고 들어오더군요. ^^

직장과 거리가 그리 멀지 않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그래도 꽤 되는 거리임에도 비즈니스 정장이라니 아마 초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살짝 걱정이 되더군요.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정장을 입고 타면 힘들지 않은가? 땀을 어떻게 통제하는가? 그의 답은 이랬습니다.

"뭐, 땀이 날 만하면 바로 쉬면서 땀을 식히면 됩니다. 그게 바로 저의 스타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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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이 나면 쉬어가는 여유만만 김현식 님)

기발한 생각이었습니다. 그 이상의 답도 없죠. ^^ 땀이 나면 쉬면서 식히면 되는 것. 이거 명답 아닙니까?

사실 그는 초보 자출족입니다. 자출을 시작하는 계기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김현식님에게는 직장까지의 자전거 접근 경로가 좋았기에 선뜻 나설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만인의 적인 과체중 때문이었다고 하더군요. 저도 그게 가장 큰 이유였는데 역시 대부분의 사람은 거기서부터 출발하게 되는군요. ^^

하지만, 무엇보다 직장까지의 접근경로가 우수하다는 것이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그 조건이 안되었다면 두 번째 이유였던 과체중 해결은 요원한 것이 되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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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출족에게는 반가운 여의도 직장)

여의도가 자전거 출퇴근에 좋은 이유 중 하나는 한강에 맞닿아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의 자전거 도로의 핵심은 바로 한강공원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이죠.

봄, 가을은 자출하기 더없이 좋은 계절이지만, 여름, 겨울은 자출하기 참 버거운 계절입니다. 여름에는 비와 땀 때문에 겨울에는 추위 때문에 힘들어지죠. 특히 문제는 여름입니다. 만약 김현식 님처럼 여름에 양복을 입고 탄다고 생각하니 조금 걱정이 되더군요. 그래서 물었습니다. 진짜 여름에는 어떻게 할거냐라고 말입니다. 그의 대답은 아직은 구체적이지 못했지만 나름 대책은 되겠더군요.

한 여름에는 한강변 샤워장을 이용할 생각입니다. 최근 제가 다니고 있는 직장인 LG전자에도 자출족들이 서서히 늘고 있어 조만간 샤워시설도 생기지 않겠냐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식님 말씀처럼 최근에는 어느 직장이나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시는 분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다 보니 회사마다 작은 편의시설을 제공해 주는 경우도 있는데 LG전자도 자전거 보관소가 마련돼 있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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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1층의 자전거보관소. 등록제로 운영된다. 사진제공:김현식님)

여의도는 이런 저런 이유로 자전거 출퇴근하는 분들이 자주 거쳐가는 곳입니다. 강남과 강서를 잇는 중요한 지점이기 때문이죠. 지난 주에는 벚꽃 축제가 열렸습니다. 지금은 벚꽃이 철쭉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있습니다만... 강과 넓은 공원 그리고 건강함이 있는 여의도를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모습이 너무나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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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벚꽃축제 기간에 여의도공원에서 찍은 벚꽃과 트윈타워)


자전거 출퇴근 코스 따라가 보기: 은평~여의도

마지막으로 김현식님의 자출 코스인 은평~여의도 구간을 한 번 답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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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역에서 불광천으로 내려가는 진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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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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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육교 같은 진입로가 바로 서강대교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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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에서 연결되는 여의도공원 입구 터널)

자전거 출퇴근은 새로운 도전입니다. 처음에는 온몸이 뻐근할 정도로 힘들죠. 부족한 잠을 메워주던 지하철이나 버스를 포기하고 내 몸속의 에너지를 태워서 달려야 하는 자전거는 분명히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부담 너머에는 달리는 즐거움이 있고 누구도 흉내 내기 힘든 건강한 몸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있습니다.

3개월만 열심히 해도 몸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수 있는 자전거 출퇴근. 저도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스타트를 끊지 못하고 있는데 다음 주부터는 무조건 시행합니다.

자료를 제공해주신 김현식님 감사하고 늘 안전한 라이딩되시길 빕니다. 간단한 답례로 안전운행에 도움되는 헬멧 보내드리겠습니다... 꼭 쓰고 출퇴근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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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을 받으며 자전거 페달을 돌릴 때는 기가 팍팍 충전되는 것을 느낍니다. 여러분도 한 번 도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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