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이 다가오던 어느날.. 시대가 워낙 흉흉하다보니, 모두들 가슴에 응어리 하나씩은 달고 다니던 그 시절. 문득 친구가 함께 가자고 해서 찾아갔던 '사회사진연구소' 그곳에서 사진에 대한 열정과 함께 세상의 고뇌를 기록하는 방법에 대해 어렴풋하게나 느낌을 받았던 추억...
당시 그 친구 손에 들려 있던 Contax라는 좀 생소했던 카메라 브랜드...
그 이후 그 친구는 사진기자가 되었고 한창 시위가 많던 어느 시절, 어느날 돌에 맞아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던 그를 먼 발치에서 구경만 하던 구경꾼의 삶으로 지금껏 살아왔습니다..
시간이 정말 많이 흘렀는데도 그의 손에 들려 있던 Contax라는 이름걸린 그 한 장면 만큼은 결코 잊혀지지 않는군요. (물론 당시 그 친구는 아주 옛날에 만들어진 수동 카메라를 가지고 있었죠.)
그래서 작년 어렵던 시절.. 이 녀석을 입양했습니다. Contax의 RX2 ... 마치 망치와도 같은 느낌이지만... 저에게는 소중했던 청년 시절의 로망이었기에 물건 그 이상의 의미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디지털의 이미지가 세상을 지배하는 지금 필름을 버리지 못하는 아둔함... 그래서 사진을 찍는 맛은 이게 더 좋은데 어쩌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