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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마시고

아빠와 요리, 아들과의 새로운 소통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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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아빠는 쉬는 날 방을 뒹굴며 청소나 하고, 가끔 소리 좀 지르고.. 축구 시합이나 야구 경기가 있을 때는 정열을 불태우다가도 어느 날 새벽에 들어와 며칠 동안 얼굴도 보지 못하고 사는 그런 존재가 된 것 같습니다. 많은 아빠가 덕분에 아내와 자식들에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게 느껴질 정도더군요. 오늘 뉴스에는 중학생이 아빠와의 다툼으로 집에 불을 질러 가족 모두를 저 세상으로 보낸 무서운 사건까지 보도되었습니다. 왜 이 지경까지 이르렀을까? 생각을 곰곰이 해봤습니다. 저도 많이 부족합니다. 아이와 지금은 떨어져 있기에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없지만, 될 수 있는대로 아이와의 소통 그리고 아내와의 소통을 우리는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나에 대해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생판 얼굴 모르고, 심성 불확실한 트위터 친구나 페이스 친구에게는 쉽게 그 관계를 허락해도 집에서 아빠 오기만을 기다리는 자식과 아내에게는 소홀한 게 우리의 자화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아빠들에게 한가지 권하고 싶은 것은 식구들을 위해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요리를 해보자는 것입니다. 거창할 필요도 없습니다. 단, 인스턴트를 제외하고 식구들이 모두 즐겁게 즐기며 먹을 수 있는 음식 몇가지는 비장의 무기로 만들고, 더 나아가 가족을 위한 요리를 하기 위해 검색도 열심히 해보는 그런 열정을 가진다면 아내와 자식과의 소통은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를 위해 만든 아빠표 스테이크

고기가 익어가면 아들과의 대화도 익어간다.

저도 꼭 아이와 함께 있을 때는 아내와 아이를 위해 요리를 합니다. 이번에 뉴질랜드에 갔을 때는 워낙 그곳 고기가 저렴하고 좋아 스테이크를 했죠. 아이는 내가 해주는 스파게티와 스테이크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이쯤 되면 아이도 요리할 때 옆에 와서 기웃거리게 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아빠와 함께 주방에서 하게 되죠. 요리는 주린 배를 메워주는 단순한 음식 만드는 과정이 아닙니다. 배뿐만 아니라 우리의 가슴까지도 함께 채워주는 그런 훌륭하고 거룩한 일입니다. 엄마들이 가족을 위해 저녁을 차리는 그 마음으로 가족 모두가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다면 못할 이야기가 없고 서로 못 믿을 이유도 없겠죠. 단, 요리를 준비하는 과정이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좋은 것 같더군요. 아이는 그 긴 시간을 유심히 보면서 배우고 기다려줍니다. 다른 일에는 그렇게 조바심을 내던 아이도 내가 요리를 할 때는 무척 진지하게 상황을 받아들이죠.

스테이크와 야채샐러드, 아빠표 요리

아빠를 고작 인스턴트 자장면 요리사로 만들지 말고, 아이와 아내를 위해 정성 가득 들어간 멋진 요리 하나 정도는 비장의 무기로 개발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아빠들 할 일 많죠? 그래서 우리는 슈퍼맨인가 봅니다. 대한민국의 아버지는 모두 슈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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