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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마시고

오클랜드 한식당, 춘향골 /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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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제일 힘든 것은 아무래도 한국인의 입 맛에 맞는 음식을 찾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현지 적응을 잘한다고 해도 먹다 보면 상큼하고 알싸한 한국 음식이 그리워지죠. 뉴질랜드에서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는 오클랜드에는 덕분에 한국식당이 꽤 있습니다. 많이는 아니지만 몇몇 곳을 다녀봤는데 그 중 입에 맞고 수준 괜찮은 곳 중 하나인 춘향골을 소개할까 합니다.

오클랜드 노스쇼어 지역에 있는 한식당 춘향골

보통 한국식당에서는 즉석 BBQ를 합니다. 우리식 갈비구이, 삼겹살구이를 의미하죠. 그런데 뉴질랜드에 있다 보면 고기는 아주 물리게 됩니다. 먹고 싶은 것은 매콤한 한국의 맛이기에 춘향골을 찾았을 때 한정식을 주문했습니다. 외국에서 맛볼 수 있는 맛으로는 꽤 괜찮았다고 생각됩니다. 두 번정도 갔었는데 처음 갔을 때는 외국인 단체 손님이 있을 정도로 현지인들도 좀 오더군요. 요리하시는 분은 중년을 넘기신 여자분이신데 이모의 느낌이 물씬 ^^ 그 손 맛이 이 집의 맛을 지켜가는 듯합니다. 외국에서 재료도 탐탁지 않을텐데 이렇게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되더군요.

한정식에 나오던 기본 반찬류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설렁탕

제 입 맛에 딱이던 무국

반찬으로는 새콤한 나물무침과 묵 그리고 오이지와 나물류가 맛있었고요. 미니 부침개도 맛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무엇보다 생선구이. 생선을 한국식으로 굽는 게 아니라 튀겨내는 것인데 생선이 큰 뉴질랜드답게 크고 살도 많고 맛있습니다. 튀김 위에 고추장 양념을 올려주니 그게 더 맛나게 하네요. 또 이 집에서 맛있는 것은 무국입니다. 시원한 맛이 한국 사람의 입맛을 돌려주더군요.

크고 실하던 생선튀김(구이?) ^^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이전에 일식집을 했다고 하던데 그 인테리어가 그대로 남아 있어 한국인지? 일본인지? 문화적 정체성이 참 애매하더군요. 오클랜드에도 한국분들이 하는 음식점이 꽤 많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대해 정확하고 품위있는 인테리어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네요. 앞으로 외교부나 한국관광공사에서 외국에 있는 한식당을 위한 일종의 운영 가이드 같은 것을 만들어 배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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