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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후불제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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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씨는 날이 아주 잘 서 있는 칼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토론할 때 보면 그런 공격적 성향이 자주 나타나곤 하죠. 그래서 그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한 편입니다. 역시 이것도 정치인에게는 엄청난 약점일지도 모르죠. 그런 그가 후불제 민주주의라는 헌법 에세이를 지난 3월에 출판했습니다.

현시점에서 유시민 씨는 정치인이 아닙니다. 16대와 17대 국회의원을 거쳤고, 제44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거쳤지만, 지금은 솔직히 말하면 백수나 다름없죠. 전 처음 알았지만, 장관직을 마치면 연금이 평생 나오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더군요. 후불제 민주주의 P228에 보면 장관 연금이라는 것은 없고, 평생 공무원으로 봉사한 경우 공무원 연금을 받고, 다른 일을 하다가 입각한 장관은 장관 재임 기간 중에만 공무원연금을 내며, 퇴직 시 그 연금을 일시불로 돌려받을 뿐이라고 합니다. (저도 지금까지 장관은 모두 일정한 연금과 대우가 퇴임 후에도 계속되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


내가 생각할 때는 백수인데 그는 스스로 현재의 처지를 ‘지식소매상으로의 귀환’이라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그를 싫어하지 않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그의 책은 사보려고 노력합니다. 이번에는 좀 늦었습니다. 이 책은 2009년 3월에 초판이 나왔고 이번에 구입한 책은 6월에 찍은 7쇄였는데, 수정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사이 노무현 전대통령이 세상을 뜨는 등 큰일이 많았죠. 유시민이 헌법 에세이를 쓰리라고는 상상을 못했었습니다. 무언가 참여정부의 탄생에 나름 일조를 했던 그가 그 5년의 세월을 정리해보고 싶었기에 이 책을 시작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책은 에세이 성격이기에 아주 자유로운 생각으로 전개됩니다. 초반에는 주로 대한민국 헌법에서 유추된 스토리텔링이 짜임새가 있었는데 뒤로 가면서 조금 탄력을 잃는 것 같아 아쉽더군요. 오히려 참여정부에 대한 좀 더 솔직한 이야기를 떨어냈다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번 책에서는 자신의 역사관과 이명박 정부를 바라보는 시각을 명쾌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전 그의 견해에 많은 부분 공감하는 터라 속이 시원한 편이지만 ^^ 참여정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편에서 볼 때는 투정이나 변명처럼 보일 수도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재미로 볼만한 책은 아니지만, 현실 인식을 위해 한 번쯤은 꼭 참고해야 할 책이 아닐까 싶네요.
후불제 민주주의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유시민 (돌베개,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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