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는 세상 모든 콘텐츠의 무기
나도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추격자는 잘 만들어진 콘텐츠라고 결론 내리고 싶습니다. 영화작업은 감독과 배우를 비롯해 수많은 스탭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공동창작의 느낌이 강하지만 실제로는 감독의 역할이 가장 크죠.
나홍진, 공예를 전공한 그가 한국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만든 첫 번째 상업적 장편영화에서 아무래도 그는 대박을 낸 것 같습니다. ^^ 축하할 일이 아닌가 싶군요. 그리고 우리 영화팬들에게는 또 한 명의 좋은 감독을 얻은 것 같아 기분이 정말 좋아졌습니다.
영화는 살인마와 그를 쫒는 추격자 그리고 그 주변의 수많은 군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살인이라는 가장 공포스럽고 비인간적인 범죄가 그들을 서로 얽어매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참 쉽습니다. 누구나 생각하고 지어낼 만한 스토리죠. 하지만, 그 스토리를 영상언어인 시나리오로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나홍진 감독은 그것을 해치워버렸습니다. 영화가 성공한 그 첫 번째 이유가 여기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감독과 배우 모두의 끼가 잘 조합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흔히 좋은 영화라도 국내외를 막론하고 흥행영화라고 하더라도 너무 한 배우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거나 감독의 실수로 영화적인 완성도가 좀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배우들의 연기력은 이제 국내 배우들의 수준도 정말 많이 높아졌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감독은 촬영뿐만 아니라 영화의 후속작업에서도 절대 지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진 흔적들 때문에 영화적 완성도에 큰 보탬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특히 음악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음악적 우울함과 다양한 효과음이 영화의 깊이를 더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영화의 고질병이긴 하지만 역시 엔딩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무언가 좀 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는 엔딩컷은 없었을까 고민이 되더군요. 그래도 그나마 최근 본 영화 중에는 돈 아깝지 않고 잘 본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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