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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고여행/뉴질랜드

잘사는 나라, 도심 속에는 정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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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산다는게 뭘까? 꼭 돈이 많고 물질적으로 풍족해야만 잘사는 것일까?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실제로 잘사는 나라는 마음의 풍요가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미국이 세계 경제의 중심이라고는 하지만 그 나라가 잘사는 나라라고 누구나 공감하지는 못하기 때문이죠.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려고 하는군요. ^^ 하여간, 우리와 비교해 소득이 높은 나라 아니 우리보다 화폐가치가 높은 나라에는 작은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연을 가꾸는 지혜, 자연과 늘 가까이하겠다는 의지가 무엇보다 강하다는 것이죠.

일본에도 도심 곳곳에 생각보다 아주 훌륭한 정원들이 많습니다. 우리 고궁 수준이 아니라 마치 숲 속 깊은 곳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우거진 정원입니다. 싱가포르에도 보나틱 가든이 있고 뉴욕에는 센트럴 파크가 있죠. 짠이 덕분에 1년에 열흘씩 두 번 정도는 다녀오게 되는 뉴질랜드에도 도시마다 꼭 공원과 정원이 많이 있더군요. 우리도 뚝섬 근처에 서울숲이 있고, 강남에는 양재 시민의 숲, 올림픽공원 등이 있지만, 솔직히 너무 인공적인 냄새가 많이 납니다.(가장 아쉬운 부분이죠….) 

도심 곳곳의 산을 그대로 두고 개발하니 위성에서봐도 푸르군요.

지난번 뉴질랜드 여행에서는 웰링턴의 보타닉 가든을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네이피어에 있는 보타닉 가든을 다녀왔습니다. 큰 병원과 오래된 공동묘지 사이에 자리 잡은 이 보타닉 가든은 묘한 느낌을 주더군요. 죽음과 삶의 그 경계에 있는 일종의 비무장지대라고 할까? 지방의 작은 소도시이기에 그리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는데 막상 와보니 꽃과 나무의 종류도 많고 그 구성과 디자인도 참 알차더군요. 특히 인공적인 느낌이 거의 없이 작은 나무와 꽃부터 거대한 나무에 이르기까지 하모니가 참 좋았습니다. 사람이 정말 편해지는 느낌을 주더군요. 마치 거대한 밀림 속에 있는 착각이 잠시 들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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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이의 여유로운 한 컷

나무 밑둥만 이정도

처음보는 꽃도 정말 많더군요.

마치 흘러내리는 뱃살이 연상되던 나무 밑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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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에게 주어진 숲은 어째서 인공적인 냄새가 날까? 무슨 차이일까? 아마도 그 가장 근본에는 자연을 대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의 이명박 정권은 건설 CEO답게 그린벨트와 군사보호구역을 줄이는 등 건설지향적인 정책을 현실화 시켜가고 있습니다. 그 인공적인 냄새가 풀풀 나는 조금 역겨운 서울숲도 바로 그분의 작품이죠. 자연이 먼저이고 그곳에 우리가 더부살이 한다는 것이 올바른 자연관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마치 자연을 하나의 장식품처럼 생각한다면 결국 우리는 나중에 그 자연으로부터 복수를 당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늘 주기만 하는 자연.. 그들의 복수가 무섭지 않으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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