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insky 2016

지난 2004년 1월에 썼던 블로그 포스트입니다.
원래는 엠파스에 있던 것인데.. 하나 둘 옮겨오게 되네요.. ^^

----------- 2004년 1월 19일 엠파스 블로그에서 -------------

어느날 사랑하는 아들이 이런 말을 했다...
"내 눈물은 거름이야. 내가 눈물을 흘리는 만큼 자라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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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무렵의 짠이.. 장남감은 아빠의 휴대전화

이제 6살 5개월 된 사내 녀석이 38살하고도 10개월이 된 아빠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던 눈물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이것보다 눈물의 의미가 더 잘 표현될 만한 것이 있을까?

그러고 보니 아이들은 눈물을 참 잘도 흘린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울기시작하고? 배고프다고 울고... 쉬야했다고 울고... 무섭다고 울고... 예방주사 맞으면서 울고... 친구의 주먹에 울고... 슬퍼서 울고... 그런 어린시절을 지나 머리도 크고 몸도 커버린 나는 지금은 어떤가? 정말 짠이처럼 어린 마음이 되어 아주 넋을 놓을 정도로 편하게 울어본 적이 있는가? 소리내어 훌쩍거리며..어깨를 들썩이며 말이다.

아마도 내가 머리가 큰 후 제일 크게 울었던 것은 어머님이 뇌출혈로 쓰러지셨을 때 같다. 88년 올림픽 개막식이 있던 9월 18일. 난 이날을 내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그날 정말 주변의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내 안의 모든 슬픔을 눈물로 토해내려는 듯 무섭게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어머님은 두번, 세번...네번..다섯번... 쓰러지셨고.. 그렇게 회수가 더해갈 수록 내 눈물도 점점 줄어들었다. 지금은 노인병원 중환자실에 가족과 떨어져 홀로 계신다. 물론 누구도 알아보지 못하시고 그저 하늘만 멍하니 바라보고 계시지만... 간혹 어머님을 보고 올 때... 눈물이 핑하고 돌아 시야를 흐린다.

어머니로부터 태어나며 울고 또 어머님을 보내며 울어야 하겠지...

하지만, 정말 더 나를 눈물 나게 하는 것은 하나 밖에 없는 내 아들... 내 어머니의 하나 밖에 없는 손자가 할머니의 따듯한 목소리를 한번도 듣지 못했고.. 그 품에 한번도 안겨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늘 녀석의 기억에서 할머니는 병원 침대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는 그런 할머니이기 때문이다....

2008년 8월 14일 PS.
어머님은 이 글을 쓰고 정확히 두 달 후 주님께 돌아가셨습니다..
지금은 그 고통의 시간을 지나 주님 곁에서 편히 계시리라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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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디테 2008.08.14 17:36 신고

    짠이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요. ^^

    1. BlogIcon 짠이아빠 2008.08.14 17:46 신고

      아이들은 가끔 어른들이 상상도 못할 이야기를 하지.. ^^

  • BlogIcon 진주애비 2008.08.15 10:18 신고

    짠이 생각 많이 나시겠어요..^^

    1. BlogIcon 짠이아빠 2008.08.15 10:49 신고

      예.. 이제 25일 정도만 참으면 됩니다.. ㅋㅋ

  • BlogIcon 미도리 2008.08.16 07:36 신고

    가끔 생각하지만 짠이를 향한 부성애가 정말 눈물겨워요 -- ;

    1. BlogIcon 짠이아빠 2008.08.16 11:33 신고

      이 세상 모든 아빠의 마음은 다 같죠.. ^^

  • BlogIcon 김Su 2008.08.19 11:34 신고

    감동적이에요ㅠㅠ
    아이가 마음이 매우 깊은거같애요^^

    1. BlogIcon 짠이아빠 2008.08.20 08:51 신고

      그 마음을 계속 키워가야할텐데.. ^^

  • BlogIcon 조선얼짱 2008.08.22 10:39 신고

    이젠 짠이아빠님의 어머님은 하늘에 계시군요.

    전 아버님을 천주님께 보내드리던날
    비가 많이 내리더군요.
    정말 그렇게 무거운 비가 내릴줄은.
    그렇게 떠나가셨고 ... 그게 23년전이에요.
    제가 19살이던 늦가을...

    지난주 어머님을 뵈러 갔었는데
    45년이된 잉크한번 안넣은 만년필을 주시더군요.
    그 당시 아버님이 출장길에 사오신 파커45만년필을 ...
    특유의 화살 모양의 클립부분 도금이 다 벗겨져 흉했지만...

    아버님의 유품 중 아주 오래된 라디오가 있는데 ...
    통가죽으로 케이스가된 ... 그 유품이후에 또 하나의 숨결을 물려 받았네요.

    부모님들을 떠나 보내드려야 한다는거 ...
    나이 들면서 갖게 되는 운명중의 하나?

    그 자리를 아이가 메워주는건지 ...
    아이들이 늘 소중하고 사랑스럽잖아요.
    짠이아빠님은 짠이에게 유형적이던 무형적이던
    무엇을 기억으로 남겨주실건가요?

    전 제가 아끼는 마징가제트 로보트 ㅡㅡ;; 흐억 .. 내가 뭔말을.

    1. BlogIcon 짠이아빠 2008.10.29 17:55 신고

      그러게요.. 전 지금 아이에게 잘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ㅜ.ㅜ

  • 배쟁이 2008.10.29 15:40 신고

    짠이아빠님 블로그를 우연히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담백하면서도 가볍지 않은 어조로 기록하신 일상과 정감있는 댓글들이 좋네요.
    사실..이 게시물 읽으면서 살짝 울었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돌아가시던 날의 기억과 어린 나이에(제 추정입니다만) 겪으셨을 짠이아빠님의 슬픔이 전달되서요..
    종종 놀러오겠습니다.
    (어쩌면 회사선배님이실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더 조심스러워집니다. ^^*)

    1. BlogIcon 짠이아빠 2008.10.29 17:56 신고

      ^^ 추억도 공유할 수 있다는게 정말 좋네요.. &^^
      아마 같은 회사는 아닐 듯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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