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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고여행/일본

[일본_2004] 유니버설 스튜디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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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5월 18일(화요일) – 유니버설 스튜디오

오전 6시.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지 선잠을 자고 있는데 민박집 주인 아저씨가 아침 먹으라고 창문을 두드려 잠을 깼다. 소박한 된장찌개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짠이도 깨워 세수를 시키고 부랴부랴 준비를 마쳤다. 오사카에서의 이틀째 일정은 바로 ‘유니버설 스튜디오’. 지난 93년 짠이엄마와 신혼여행을 도쿄로 와서는 디즈니랜드 보다는 시골로만 놀러 다녔던 기억이 나는데 막상 이제 아이가 생기고 나니 모든 여행일정은 아이에게 맞출 수 밖에..^^

유니버설, 그 지구본의 위용을 보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상징인 지구본 앞에 선 짠이와 짠이엄마

짠이와 함께 9시경 민박 집을 나섰다. 날씨는 적당했다. 그 전날까지 비가 오락가락 했지만 오늘은 구름이 적당히 있어 덥지 않아 놀기에는 오히려 좋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좀체 헷갈리기만 하던 오사카의 전철과 지하철 노선도 이제 조금 익숙해지는 것 같다. 사람들은 이런 것을 보고는 대부분 ‘현지적응’이라고 하나보다…^^

최종 목적지는 ‘유니버설시티역'. 머리를 굴려 한번만 갈아타며 무사히 역에 내렸다. 막상 전철 안에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은데 역에 내리니 어디서 그렇게 나왔는지 평일인데도 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역에서 나오자 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티켓을 판매한다며 전철 직원들이 호객(?)을 한다. 어른 5,500엔, 아이들은 3,700엔. 그런데 어리버리한 관광객인 짠이가족은 그곳에서 티켓을 구입했다. 그런데 한 500여 미터 정도 들어가니 거기에 유니버설 스튜디오 본 매표소가 나온다.(뭐..그렇다고 가짜표는 아니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표는 무조건 자유이용권 티켓이며 사용기간에 따라 차별요금이 적용되는 시스템.


근 10년전만 하더라도 잘 없었는데 이제 일본 어딜가나 한글안내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사진은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한글 가이드 북 – 매표소에서 반드시 챙기시길.. ^^ 저 가이드 북을 펼치면 뒷면에는 스튜디오 전체 지도가 나온다.


국내 놀이공원과 비슷한 느낌

역시 여기도 모여라 꿈동산 인형들의 판이다..^^

입장을 하면서 받은 첫인상은 국내 놀이공원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느낌. 하지만 입구가 국내 놀이공원보다 조금 더 크다는 정도와 만화 캐릭터 인형들이 관람객을 반갑게 맞이하는 것을 제외한다면 크게 다르다는 느낌은 없었다.

단지 국내 놀이공원이 탈 것 위주라면 이곳은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만든 각종 영화를 테마로 했다는 정도가 다르다고 봐야 할 듯.(하긴 그게 이곳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 사실 공원의 넓이는 용인에 있는 놀이공원과 비교하면 그렇게 크다고 느껴지지도 않았다.(그런데 이상한 것은 공원 전체에 울려 퍼지는 배경음악이 국내에 있는 실내놀이공원의 음악과 너무나 흡사했다.)

물론 제일 신이 난 사람은 짠이였다. 그 동안 만화에서 보던 뽀빠이와 올리브 등 각종 캐릭터들이 자기 앞에서 생생히 움직이니 아이들에겐 환상의 나라 아니겠는가?

입구에서 쭉 들어가다 보면 왼쪽에 처음으로 가볼 만한 곳이 바로 ‘E.T. 어드벤처’. 자전거를 타고 떠나는 E.T. 여행이라는 주제로 영화 속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 놀이기구였다.

하지만 짠이는 어두웠던 것이 무서웠는지 이 놀이기구 이후에는 아무것도 타지 않으려 해서 애를 무척 먹었다. 하지만 얼마를 내고 들어간 놀이공원인가.. 협박과 타협을 통해 협정을 맺고 다시 탈 것에 도전을 했다.

쥬라기공원 마지막 10초를 위하여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많아 평균 20-40분 정도 기다려야 탈 수 있는 곳이 대부분. 두 번째로 도전한 곳은 쥬라기공원이었다. 그런데 이곳은 운 좋게도 바로 탈 수 있었다. 약간 의아하긴 했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타는 곳을 향하는데 중간에 이상한 자판기가 하나 보였다. 일회용 비옷을 팔고 있는데 하나에 200엔이다. (* 나중에 알았지만 전철역 앞에 있는 편의점에서는 180엔을 받는 물건임.) 비옷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정보를 입수한 우리는 한국에서 이미 짠이의 비옷을 준비했고 현장에서 2벌만 구입해 엄마, 아빠는 그걸로 뒤집어 썼다.

보트를 타고 쥬라기공원을 돌아보는 느낌도 재미있었다. 짠이가 워낙 공룡을 좋아해서 이것저것 이름을 모두 알아 맞추니 모두들 신기한 듯 짠이에게 격려가 쏟아진다. 전체적으로 평이하게 진행되던 이 놈이 거의 끝부분에 이르자 탈출한 티라노사우르스의 울음 소리와 함께 엄청난 굉음 그리고 무서운 공룡 소리 등 사람을 잔뜩 긴장시키더니 갑자기 밑으로 씽하고 떨어지는데… 오… 정말 탈만했다! 물론 이때 주의하지 않으면 물을 잔뜩 뒤집어 쓰게 된다.

저 순간 배 안으로 물이 상당히 쳐들어온다!

놓치지 말 것 – 재미있는 쇼!쇼!쇼!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장점은 이러한 어트랙션의 재미에도 있지만 이 어트랙션에 모두 영화의 스토리와 소품 등이 등장해 사실감과 친숙함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즉 타는 시간은 상당히 짧았지만 맛보기 형식으로 회전을 많이 시켜 많은 사람들이 즐기게 만들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에는 이런 탈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영화라는 소재에 반드시 필요한 각종 쇼들도 경험 해봐야 한다. 실제로 이런 쇼들 가운데 타는 재미보다 훨씬 재미있는 것들이 있다. 일단 추천하고 싶은 것은 ‘Animal Actors Stage’.

비록 일본어로 진행이 되지만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우리 짠이도 재미있어 할 정도로 다양한 동물들의 재주가 이어진다. 그리고 ‘워터월드’ 등 체첨형 쇼들도 재미있다. 시간을 잘 맞추어 이런 쇼를 반드시 관람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매표소에서 들어갈 때 한글 가이드북과 이벤트 시간표를 반드시 챙길 것.)

우리 식구들이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들어간 시간이 대략 오전 10시 30분 경이었고 나온 시간이 저녁 5시. 마지막으로 퍼레이드 한번 신나게 본 후 짠이 장난감 두개 사주고 ‘유니버설스튜디오’를 나섰다.

아주 잠깐 파란 하늘이 나타났다.

무서운 미국문화의 세계 정복 야망

솔직히 나서면서 느낀 것은 미국의 문화 침투에 대한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 모든 시설물과 컨텐츠는 미국영화를 주제로 한 것이고 파크 곳곳은 미국거리로 조성되어 있으며 성조기들이 펄럭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화적인 침략이 얼마나 무서운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 뭐! 솔직히 말하면 5,500엔. 짠이 아빠에게는 아까운 금액. 차라리 국내 놀이공원이 더 좋게 느껴졌다.(꼭 댕겨온 사람들이 이런 소리하죠..그죠..얄밉게 시리 말입니다. ^^)

파크 곳곳에서 미국 냄새가 너무나 많이 난다.

민박집으로 돌아오면서 민박집 아저씨가 소개시켜 준 회전초밥집을 찾아갔다. 이곳은 모든 메뉴가 130엔 일률적용. 국내의 회전초밥집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 더구나 모든 재료가 냉동이 아닌 활어를 사용한다니 정말 감칠맛이 아닐 수 없었다. (정말 맛있었다!) 잘 먹지 않는 짠이엄마와 내가 무려 20접시를 해치웠다.. ^^ 그렇게 또 오사카에서의 하루가 지났다. 사실 오늘이 오사카에서의 마지막 밤. 내일이면 세계 원예박람회가 열리는 시즈오카를 거쳐 도쿄로 날아가야 한다. 그래도 참 열심히 걸어서 그런지 잠은 죽여주게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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