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먹고마시고

[신사동] 프로간장게장 - 맛있지만 멋은 없다

728x90
아쉽게도 예전에 운영하던 블로그에서 사진을 그냥 링크 시켰으나, 엠파스 블로그 서비스가 없어지면서 그만 링크도 사라져 사진을 어쩔 수 없이 모두 제거했습니다. 양해바랍니다. ^^

한국사람에게 게장은 참 특별한 음식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는 서해에서 잡히는 꽃게가 풍족하고 또 영덕지방에서는 대게가 유명하기도 하다.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이 게요리는 다양하고 비교적 고급요리에 속한다. 흔히 쉽게 접하는 게요리는 다름아닌 꽃게 매운탕. 한국 가정 어디에서나 흔히 밥상에 올라오는 꽃게 매운탕은 한국 고유의 얼큰함과 생선 매운탕이 가진 기름기 대신 담백한 게살의 향기가 입안을 즐겁게 만드는 요리이다. 그 다음 한국인의 대표적인 밥도둑이라고 하는 게장이다. 캬.. 요거요거 너무 좋아한다. 아마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쌉싸하고 뭉클(?)한 맛에 감동할 것이다. 하긴 어린 시절에는 이 게장을 거의 못먹었다. 부모님들이 맛있게 드시는 것을 보면.. 속으로 ‘으… 저걸 어떻게 먹냐?’ 이랬던 그가.. 오늘날에는 없어서 못먹다니.. ㅋㅋ

 하지만, 대부분 이 게장을 먹는 방법들은 조금씩 다를듯하다. 특히 요즘 대대적인 케이블TV의 간장게장 신공으로 인해 엄청난 홈쇼핑 파도가 치고 있다. 고저.. 웬만큼 음식을 한다는 여자 연예인들은 전부 자기 이름을 걸고 게장을 팔고 있으니 이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게장을 몇 년이나 담궜기에 그걸 대량 판매할 정도로 자신이 있을까.. 난 게장만큼은 통신판매에서 사 먹는 것에 늘 부정적이다. 차라리 백화점의 반찬코너에서 간혹 정말 땡길때는 조금씩 사먹는 정도 수준. 물론 복을 많이 받으신 분들은 할머니나 어머니가 게장을 만들어 주셔서 정말 맛있게 드실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분들은 복받은 분들^^) 하지만 정말 맛난 게장을 먹기 위한 또 다른 선택은 정말 잘한다는 식당을 찾아가는 것… ^^ 

  서울 시내에만 해도 게장을 잘하는 곳들이 참 많을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집은 신사동 로터리에 있는 ‘프로간장게장’ 집이다. 강남 신사동의 먹자골목에 위치한 이 집은 게장을 메인으로 낙지와 아구찜 등을 보조 선수로 키우고 있다. 막상 찾아간 이 날은 이상하게도 양념게장이 무척 땡기던 날. 앉자마자 벽에 걸린 메뉴판을 보곤 놀랐다.. ㅋㅋ 예상은 했지만 그 가격이.. ^^ 간장게장이 5만원, 양념게장은 무려 5만3천원.. 우리네 보통사람들이 점심 한끼로 먹기에는 부담이 상당히 가는 가격대이다.. ^^ 일단 모험을 하기 위해 양념게장을 하나 주문하고 럭셔리한 직장인들을 위한 메뉴인 게알비빔밥을 함께 시켰다. 

  주문이 끝나면 반찬이 세팅되는데 유명한 곳이라고 하기에는 반찬 맛이 조금 떨어졌다. 아무리 작은 식당이라도 반찬이 맛있거나 성의가 있으면 그 집 밥은 대부분 맛있는 경우가 많기에 다소 걱정이 되었다. 잠시 후 나온 메뉴는 바로 ‘게알비빔밥’. 공기밥 한덩어리에 게알을 덮고 깨와 김 등으로 토핑한 게알비빔밥은 그 향부터가 참 독특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그 담아내는 품격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 한국음식의 단점은 멋이 없다는 건데, 게알비빔밥은 그 단점을 너무나 잘 소화하고 있었다. ㅜ.ㅜ 담아내는 그릇도 사기로 바꾸고(이 음식이 무려 1만8천원하는데도 이 모양입니다.. 나원..) 공기밥을 턱하고 떨은 듯한 그 모양새 그대로가 아닌 밥을 방금 담은 느낌처럼 내놔도 음식의 격이 그 가격과 품질만큼 올라갈텐데.. 정말 한심했다. 하지만 맛은 더할 나위없이 좋았다. 그러니 더욱 안타까울 수 밖에… ㅜ.ㅜ 일식이나 양식의 경우 음식을 장식하는 것도 전체 만드는 과정 중 하나이기에 배울게 많다고 생각된다. 우리 음식도 세계화가 필요하고 바로 이런 부분을 좀 더 배워야 할 듯… 

 잠시 후 기다리던 양념게장이 나왔다. 두 마리가 잘 손봐져서 접시에 올려져 나오는데 뭐 특별히 먹는 방법이나 순서에 대해 코멘트가 없다. 니들 알아서 잘 먹으라는건데.. 이런 소프트웨어도 좀 아쉬웠다. 솔직히 일반인들이 쉽게 매일 먹는 김치찌개와는 다른 음식인데 그 값어치 만큼 먹는 방법이나 재미 요소들을 손님들에게 설명해주면 훨씬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맛은 넉넉했다. 게딱지에도 잘 비벼먹고.. ^^ 눈 깜짝할 사이 혼자 밥 두그릇을 해치웠다… ^^ 역시 게장은 밥도둑이라는 것이 증명되는 순간. 게장은 손으로 들고 뜯어먹는게 제맛이기에 대부분은 손을 많이 사용한다. 그래서 식단 한켠에는 손님들의 손을 씻기 위한 작은 세면대도 준비되어 있다.

 맛은 훌륭하다. 단, 가격은 부담된다… 더욱 아쉬운 것은 서비스와 반찬 등의 소프트웨어는 개선의 여지가 많다라는 것. 물론 이 소프트웨어 부분은 단지 이 집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식당들의 문제일 것이다.. ^^ 직접 담과 먹기 전까지는 맛집에서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요즘 워낙 중국산 꽃게의 문제가 심각하다보니 정말 믿고 먹을만한 식당을 만나는 것도 조심해야할판… 너무 비싸서 추천하기에는 본인도 솔직히 부담이다. 혹시 기회가 된다면 한번 가보시길… ^^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