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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마시고

태국식 볶음밥과 김치 그리고 액젓의 오묘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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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골프 108홀 라운딩을 하고 온 것이 벌써 작년 일이 되었다. 막상 108홀이 끝났을 때는 새로운 경지에 올라선 듯했지만, 며칠 전 추운 바람 맞으며 눈 쌓인 연습장에서 스윙할 때는 여지없이 또 무너져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옛 기억을 되살리려 그때 사진을 들춰보다 그만 부라파 골프 클럽에서 먹었던 점심 사진을 보고 말았다. 솔직히 지금까지 먹어봤던 태국 음식 중 가장 맛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이후에 훨씬 좋은 골프장에서 라운딩하고 식사도 했지만, 부라파 클럽하우스 식당만큼의 맛을 기대할 수 없었다. 이곳은 음식 때문이라도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골프장은 중급이었지만, 클럽하우스 식당만큼은 최고였다.

물론, 힘들게 라운딩하고 먹는 식사는 맛이 없을 수 없다. 하지만, 아무리 힘이 들어도 맛없는 것을 맛있다고 해서야 쓰겠나. 클럽하우스 식당은 비교적 큰 규모였지만 손님은 한산했다. 라운딩 온 손님 중 서양사람도 많았는데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커피 한 잔 정도 마시고 일어서는 분위기. 우리 일행은 식사 후 다시 18홀을 또 돌아야 했기에 잘 먹어야 했다. 고기 볶음밥과 태국의 김치라는 쏨땀타이 그리고 새우요리를 하나 추가한 후 기다리던 타이거 맥주가 얼음잔과 함께 등장. 맥주 맛도 예술이었다. 나중에 잔에 따라놓은 맥주의 윗부분에 살얼음이 둥둥 떠다닐 정도로 시원했던 타이거 맥주. 시원한 맥주가 목을 넘기니 곧이어 볶음밥이 나왔다. 그런데 작은 종지에 양념장인 듯한 것이 같이 나왔는데, 알고 보니 그것이 바로 남플라라는 태국 전통 양념인 액젓이란다. 그런데 이걸 볶음밥에 살짝 부어 먹으니 한결 맛이 살아났다.

역시 골프 후에는 맥주만한 것이 없는 듯

맥주잔이 얼음이었다.

한국 사람의 입맛에도 잘 맞는 액젓, 남플라

맥주를 먹다보니 잔은 서서히 녹는데 그 안에 있는 맥주가 얼음으로 변했다.

고기 볶음밥. 보기에는 단촐하지만 그 맛의 포스는 대단했다.

함께 나온 파와 야채까지 모두 먹어버렸다. (파도 정말 맛있었다는..ㅜ.ㅜ)

태국식 김치라는 쏨땀타이

새우 요리도 아주 감칠 맛 났다.

식당 한쪽은 바가 있었는데, 그 벽에는 타이거우즈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매콤한 태국 고추의 알싸함과 젓갈의 독특한 향이 어우러져 밥의 풍미를 더 깊게 살려주는 묘한 매력이 있는 남플라. 그 작은 녀석에 놀라고 있던 순간. 태국의 김치라는 쏨땀타이를 먹어본 순간. 다시 한번 놀랐다. 어쩜 이렇게 맛난 것이 있을까? 새콤한 발효 샐러드라고 할 수 있는 쏨땀타이는 같이 갔던 모든 한국 동료의 입맛에 잘 맞았다. 이후 태국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음식과 식당을 접했지만, 이곳만 한 곳은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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