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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고여행/뉴질랜드

브라운스 베이 절벽과 해변 산책 코스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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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주중 오후. 여행자에게는 그지없이 좋은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람들에게는 아주 바쁜 시간이겠지만, 여행객에게는 어느 곳을 가던지 붐비지 않고 딱 적당히 구경이 가능한 시간이기 때문이죠. 오클랜드는 동서 모두 해변이 발달해 있습니다. 서쪽 해변은 파도가 거세고 남성적이 반면 동쪽 해변은 여성적으로 조용한 편이죠. 그래서 항구도 동쪽 해변이 잘 발달한 것 같습니다. 오늘 다녀온 곳은 조용하고 여성적인 동쪽 해변 브라운스 베이(Browns Bay)라는 곳입니다. 이곳은 번화한 해변으로 유명하며, 또한 해변과 해변을 연결하는 절벽 산책 코스가 있어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오클랜드 해변 중 가장 번화한 해변인 브라운스 베이

 

브라운스 베이 입구 주차장에서 건물 하나를 넘어가면 Cliff Top Walkway라는 작은 푯말이 서 있습니다. 그 푯말을 지나면 경사가 급한 계단이 나타나는데 그것이 바로 절벽 산책 코스의 시작이죠. 마치 등산을 하듯 헉헉거리며 올라가다 보면 옆으로는 멋진 주택가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절벽 위로 올라갈수록 무척 비싸다고 하더군요. 정상에 올라가면 그 절벽 위로 멋진 전망을 바라보는 주택 단지와 함께 산책로가 이어집니다. 산책로는 무척 다이나믹합니다. 아주 좁은 길인데 좌측으로는 절벽과 바다 그리고 바다 멀리에는 랑기토토 섬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멋진 주택들이 계속 이어지죠. 

산책의 시작점, 계단은 역시.. ㅜ.ㅜ 힘들더군요. ㅋㅋ

 

산책로 중간에는 벤치가 있어 잠시 쉬었다 갈 수 있습니다. 땀이 맺힐 즈음 벤치에 잠깐 앉아 있으면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땀을 금방 식혀주더군요. 그렇게 바다구경, 집구경을 하며 좁은 산책로를 걷다 보면 어느 사이 이쪽 해변에서 저쪽 해변에 와 있게 됩니다. 그렇게 세 개 정도 해변을 지나니 다시 돌아갈 일이 걱정되기 시작하더군요. 그런데 절벽 위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아래 해변에는 맨발로 산책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돌아가는 길은 해변을 따라가기로 했죠. 썰물 때라서 가능했던 일로 밀물 때는 바닷물이 많이 들어오므로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바다 산책도 재미있더군요. 절벽 산책처럼 오르락내리락 하는 맛은 없지만 오래된 바다 절벽의 풍경과 국내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다양한 암석과 화석 비슷한 것을 관찰할 수 있어 재미있습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생물부터 작은 홍합에서부터 손바닥만한 홍합까지 직접 살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죠. 해변을 거쳐 다시 브라운스 해변으로 돌아왔습니다. 왕복 3시간 조금 넘게 걸린 산책이었지만, 절벽을 끼고 도는 주택가 산책로와 바다를 돌아 나오는 해변 산책은 나름 특이한 경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해변을 길게 이런 절벽이 계속이어집니다
아주 희안한 돌도 볼 수 있고
마치 용암이 굳어져 생긴 듯한 돌도 있고
알 수 없는 수중 생물들이 한가득
타버린 나무의 화석도 발견
손바닥만한 거대 홍합, 먹으면 안될 것 같아 바다에 방생(?)
풍화작용일까? 아니면 바닷물에 의한 침식일까? 역사를 간직한 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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