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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지기 차와의 이별을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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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을 넘어 함께 동고동락했던 자동차가 노화현상이 심각해졌습니다. 운행 중 미열에 시달리더니 자동차 견적을 의뢰한 날 고열로 바뀌더군요. 많은 사람이 비슷한 현상을 겪으셨을지 모르지만, 정말 목숨 걸고 타는 자동차가 때론 사람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소통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디 아픈 거 아닌가라고 생각되고, 차에서 자꾸 다른 차 이야기를 하고 차 바꾼다고 하면 이내 알아듣고 어딘가 아파지기 시작합니다. 물론, 우연일수도 있지만 정말 이런 일을 많이 겪었습니다.

워낙 운전을 늦게 배워서 그런지 실력이 늘지 않아 10년간 참 고생도 많았습니다.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에 순환기에 문제가 있어 엔진의 열이 좀처럼 식지 않는데 오늘 퇴근할 때는 온도 게이지가 거의 끝까지 올라가더군요. 내일부터는 차를 운행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내가 이 친구를 너무 혹사한 것이 아닌가도 싶고, 지난번 처가 내려갔다 올 때도 걱정스러워서 렌트를 해서 다녀왔더니 그걸 금방 눈치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렌트했던 그랜저 TG 330

평범하고 무난했던 대시보드

약간 허전했던 기어부

그 10여 년 동안 짠이는 훌쩍 자랐습니다. 뒤돌아보면 그만큼 저는 나이가 들었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그냥 조금 우울합니다. 솔직히 정이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지만 그 상처가 온전히 나를 지켜내기 위한 10년 지기의 노력이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짠합니다. 기계에게 고맙기는 솔직히 처음인 것 같습니다. 고생 많았고.. 헤어지는 날까지 조금만 달리고 쉬엄쉬엄 노후를 즐기길.. ^^ (차마 사진은 못 올리겠더군요. 너무 험해져서.. 덕분에 이번에 렌트했던 차의 사진만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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