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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헤어짐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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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년 전 평생을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보내셨던 장인어른이 사랑하는 가족의 곁을 떠나셨습니다. 그리고 1년. 낙엽과 깊어가는 가을 하늘 어디에도 당시의 큰 슬픔은 없더군요. 어찌 보면 좀 죄송스럽기도 합니다.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헤어짐을 반복하다보니 스스로 마음 깊은 곳에 내성이 생겼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헤어짐의 내성...

그래도 아버지 덕분에 온 가족이 함께 모였습니다. 처가는 식구가 좀 많습니다. 두 분의 금슬도 무척 좋으셨던 것이 아닐까? ^^ 1남 6여. 7공주가 될뻔했지만, 다행히도 처남이 뒤에서 두 번째로 태어났기에 이번 제사에서도 모든 것을 다 챙길 정도로 든든하더군요. 저는 첫째 사위입니다. 동네 분들은 자꾸 다섯째 사위와 혼동을 하시는데 저야 기분 좋은 일이죠. ^^

음식은 장모님과 처제들이 상차림은 처남의 작품

아버지께 인사드리러가는 길에는 유독 감나무가 많더군요

가을 색이 풍성하던 시골길

제사 음식을 준비하면서 둘러앉아 두런두런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나누고, 또 지금 살아가는 식구들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가 소중한 소통의 순간이었습니다. 헤어질 때는 너무나 가슴 아프고 안타까웠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감사의 마음이 더 크더군요. 산소에 다녀오면서 온 식구가 감나무 하나에 매달려 열심히 감도 따고, 한우도 구경했습니다. 이제 장인어른 제사는 조금씩 가족 모두를 하나로 단단히 이어주는 새로운 잔치가 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장인어른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

기도도 하고 절도 드리고 ^^

감이 아주 잘 익었더군요

소가 마냥 신기한 도시 아이들

말라버린 해바라기에는 씨가 한가득 그 위로 벌이 날아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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