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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일본 야구는 더럽게 잘했고, 한국 야구는 당당하게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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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한판 그러나 후회 없고, 멋진 경기였습니다. 마지막 9회 말에 따라잡은 동점은 오늘 결승전의 별미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짜릿했죠. 그 동점의 의미는 우리 대한민국은 그렇게 쉬운 민족이 아니라는 것을 세상을 향해 외치는 울림 같았습니다. 하지만, 경기 곳곳에서는 아쉬운 문제점도 보이더군요. 징크스 때문에 마음 놓고 1회부터 마지막까지 지켜보지는 못했지만, 잠깐잠깐 본 내용만으로도 경기의 중요한 변수가 된 여러 일이 스쳐지나 가더군요. 


1) 오늘 주심 복이 극히 없었습니다.

야구는 투수가 던지는 볼의 스트라이크가 중심이 되는 경기입니다. 그런 스트라이크의 판단과 결정은 바로 주심이 하게 되는데 같은 코스임에도 일본 투수의 낮은 공은 잡아주고 봉사마의 낮은 볼은 안 잡아주는 것을 보면서 열이 확 올라오더군요. 실제로 이 작고 사소한 차이가 경기 내내 우리 선수를 무척 괴롭혔습니다. 특히, 오늘 일본이 안타를 많이 때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주심이 우리 투수에게 불리한 스트라이크 존을 운영했기 때문이라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결국, 그렇게 출루를 하면 주심은 다시 스트라이크 존을 정상적으로 운영했고 그 덕분에 일본 선수들은 안타를 많이 쳤지만, 점수는 그만큼 뽑아내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던 것입니다. 이건 솔직히 그날의 운이죠. 복불복... 어쩌겠습니까?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우리 투수와 포수들은 크게 동요되지 않고 마지막까지 잘 싸워준 것만도 멋졌다고 생각됩니다.

2) 일본 선수들 정말 잘 치더군요.

오늘 일본 선두들 정말 잘 쳤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주심의 영향이 있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안타수에서도 비교가 되지만 일본 선수들의 타격은 알아줘야할 것 같더군요. 하지만 안타수에 비해 점수는 형편없었습니다. 역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주심의 장난에 놀아난 문제도 있지만, 일본이 많은 안타에도 점수를 못낸 것은 우리 선수의 집중력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위기의 순간에 나타나는 선수들의 기운이 경기에 집중하는 결과를 낳았고 결국 위기 상황을 무사히 넘기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죠.

3) 일본 야구는 좀 지저분했죠. 

아주 비신사적이었죠. 특히 일본의 유격수 나카지마는 도움상회로 보내버리고 싶더군요. 이용규 선수가 2루 도루를 할 때 이용규 선수가 들어오는 곳에 발을 올려놓고 부상을 당하든 말든 들어오라는 식으로 버틴 것도 비신사적이었지만, 지가 무슨 포수도 아니고 말이죠. 왜 베이스를 아주 교묘하게 가로막고 있는건지 나원 할 말이 없더군요. 그리고 더 비신사적이었던 것은 글러브로 태그를 하면서 이용규 선수의 옆구리 (사람이 가장 약한 곳입니다. 옆구리는 근육이 별로 없기 때문에 작은 타격에도 갈비뼈가 그냥 나가버리는 곳이죠.)를 사정없이 강하게 타격을 가하더군요. 그 충격에 이용규 선수는 헬멧도 부러지고 운동장에서 한동안 일어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또 바로 다음 공격 차례에서 고영욱 선수가 병살타를 위해 1루로 볼을 던지는 순간 더럽게도 그 나카지마는 다시 손을 쓰더군요. 결국 그것은 2루심에게 들켜서 수비 방해로 자동 병살타가 선언되었지만, 역시 일본이 우승국으로 인정받기에는 한없이 부족했던 비신사적인 행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일본이 야구를 그렇게 더티하게 하는건 정말 처음 봤습니다. 그만큼 대한민국 토털 야구에 대한 두려움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겠죠.

4) 이치로 오늘은 일본의 영웅이었습니다.

늙은 이치로가 오늘은 독을 뿜었더군요. 결국 오늘 아주 날랐습니다. 홈런만 없었을 뿐이지 이치로가 부진했다면 오늘 게임은 우리가 이겼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죠. 아쉬운 점은 사실 10회 초에 이치로를 피해갈 수도 있었다고 봅니다.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일본이 9회 말에 김태균을 내보낸 것처럼 이치로를 내보냈다면 승패는 어떻게 되었을지 아무도 모르죠. 하여간 이치로는 이제 마지막 국가대표 게임을 우승으로 이끌어 선수 생활의 피날레를 잘 마무리하게 된 것 같습니다. 잘한 선수는 잘했다고 칭찬할 수밖에 없네요. ^^

5) 한국 야구는 정정당당했습니다.

우리 선수들 돔구장도 하나 없이, 다른 외국 선수들보다 연봉도 형편없는 수준이고 선수층도 얇은 가운데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야구 월드컵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다니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결승전은 사실 누가 이겨도 될 뻔한 게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저 운이 이번에는 일본 쪽으로 간 것뿐이죠. 김인식 감독님의 말씀처럼 정말 위대한 도전이었고 후회 없는 한 판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야구장에 좀 더 많이 다녀야겠습니다. ^^ 잠실야구장 포장마차를 접수해야할 듯하네요.. ^^ 특히, 야구장에서 먹는 맥주 맛은 유별나다죠.. ^^ 우리 대한민국 야구 대표선수들 정말 잘 싸우셨고 멋지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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