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먹고마시고

나리의집, 맛있는 삼겹살과 청국장

728x90
온종일 진행된 워크숍. 머리와 입을 많이 사용하니 체력도 바닥을 드러낸다. - 내 몸뚱이를 아는 사람은 혀를 차겠지만, 좌우지간 배가 고팠던 것은 사실이다. - 저녁이 예정된 곳은 나리의집(한남동 소재)이라는 삼겹살 전문식당. 도착하기 전부터 입에 살짝 침이 돌기 시작했다. 나름 맛통(맛의 전통)이 있는 집이라고 해 기대가 커졌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기에 삼겹살과 청국장을 먹어본 중 가장 맛있었던 집을 떠올리며 기대치를 낮추는 사이 어느덧 나리의집 앞에 도착했다.

아.. 배고픈데 줄을 서니 더 배고파졌던 기억

아뿔싸! 7시가 되기 전에 도착한 나리의 집. 밖에서 보기에도 족히 50명은 넘게 들어갈 만한 공간인데 벌써 자리가 없다. 그러나 별다른 대안이 없었다. 무작정 기다릴 수 밖에.. 결국, 약 15분 정도를 밖에서 기다린 끝에 자리를 구했다. 실내는 세월의 흔적이 역력했고 유엔나무성냥갑이 유년시절의 추억을 되살려주었다. 삼겹살 시스템도 7,80년대 시스템인 철판과 호일 그리고 기름을 받치는 컵을 사용하고 있었다. 

추억의 삼겹살 시스템

맛집 포인트 1> 개성있는 반찬 _ 콩나물당면무침
식당에서 중요한 것은 메인(삼겹살)의 맛이지만 한국사람은 바닥에 깔리는 찬에도 일희일비한다. 우리 식단이 해외의 어느 식단과 비교해도 반찬이 많은 편인데 그것은 우리가 찬의 맛보다는 과다에 너무 치중하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생각된다. 나리의집도 메인이 삼겹살인데도 불구하고 콩나물당면무침, 감자볶음, 계란말이와 김치 등이 무한 리필로 깔린다. 반찬 중에는 콩나물당면무침이 괜찮은 편이다. 나름 개성이 있어 다른 곳에서는 먹어보지 못한 찬이 아닌가 생각된다.

콩나물과 당면의 조합이 특이했다.

아주 잘익은 김치, 삼겹살과 함께 구워 먹으면 더 좋다.

계란말이는 너무 식어서 평범보다 조금 못했다.

감자볶음과 무침의 중간 정도 ^^

싱싱한 겉절이

맛집 포인트 2> 삼겹살과의 궁합 _ 달콤 쌉쌀한 파무침
세상 모든 음식에는 궁합이 있다. 한국인이라면 삼겹살에 맞는 궁합 음식으로 소주와 마늘 그리고 파무침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삼겹살 집은 파절이에 신중을 기한다. 파무침 맛에 문제가 생기면 삼겹살를 넘기는 맛이 확실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파무침은 기계로 썰기 때문에 기다랗고 가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 집은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직접 썬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파의 크기도 제각각이다. 그런데 맛이 일품이다. 파의 알싸함과 달콤함이 삼겹살과 조화를 이루며 더욱 깊은 맛을 전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적으로 양념이 풍부한 파무침을 선호하는 편인데 딱 그래서 더 좋았다.

손으로 어긋썰어 버무린 맛있는 파무침

맛집 포인트 3> 빨리 먹을 수 있어 좋은 삼겹살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시겠지만, 냉동삼겹으로 대패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얇게 썰어내다보니 일단 불판에 올라가면 빠른 시간내에 먹을 수 있는 수준이 된다. 이날 무려 7명이 함께 했는데 굽는 선수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허겁지겁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고기가 구워지는 타이밍이 절묘했다. - 물론, 굽는 선수의 능숙한 테크닉에 찬사를 보낸다. ^^ - 삼겹살은 어느 집을 가나 평균 이상이면 모두 비슷한 맛을 지녔다. 또 먹을 때 마늘이나 파와 같은 향이 강한 음식을 함께 하기 때문에 솔직히 입에 일단 들어가면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그래서 종합적으로 이 집의 삼겹살은 먹을만 하다는 것이다.

살결고운 냉삽결 슬라이스

불판에서는 기름이 잘 빠져 생각보다 튀는 기름은 적었다.

맛있게 구워진 냉삽겹 슬라이스

맛집 포인트 4> 맛있는 식사 _ 청국장과 찌개류
이렇게 1인분에 9,000원짜리 삼겹살을 7명이 총 12인분을 먹었다. 그리고 마지막 후식코스. 보통 고깃집은 냉면이나 국수 그리고 맛보기용 된장찌개 정도가 제공되는데 이 집은 아예 별도 메뉴로 청국장, 된장찌개, 김치찌개와 김치섞어찌개가 5,000원에 제공되고 있었다. 이날은 청국장과 김치찌개의 간을 봤는데 청국장은 아주 강한 맛은 아니지만 나름 맛의 깊이가 있었고 김치찌개는  조금 평범했다.

구수한 맛의 청국장

깔끔한 맛의 김치찌게

종합적인 느낌 > 친구와 오손도손 모여 소주 한잔 하고 싶은 집
식사를 하는 동안 내내 한, 두팀은 자리를 기다리기 위해 대기하는 수준의 집. 서울에서 그것도 삼겹살을 메인으로 하는 식당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나리의집은 자신만의 하이컨셉을 맛과 분위기로 잘 잡은 것 같았다. 아주 세련된 인테리어와 서구식 서비스가 아닌 대포집 같은 분위기에 구수한 아주머니들의 토종 서비스가 음식의 맛을 더욱 편하게 하는 느낌이다. 식당은 거금을 투자해 반드시 대형으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승부할 필요는 없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맛을 찾는다는 장인 정신만 있다면 그리고 그 생각을 자신이 내놓은 음식으로 승화시킬 수만 있다면 마이너스 성장 시대에도 나리의집처럼 손님이 줄을 서는 식당이 될 것이다.

PS.
불경기에 손님이 없는 식당을 하는 자영업 사장님들은 반드시 나리의집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하시고 청국장을 드셔보길 권합니다.

위치 : 한남동 한강진역 1번 출구 -> 직진 200미터 -> 아우디 매장을 끼고 우회전 좌측에 나리의집
전화 : 793-4860 / 주차불가 / 예약불가
정보 : 줄을 서겠다는 마음 가짐으로 방문 요망

 
728x90